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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 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나의 다른 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여러 에디터를 써서 정보도 전달하고 예쁘게 쓰기를 계속해 왔다. 그러나 지금 만큼은 이렇게 글을 써서는 아무도 보지 않고 노출 또한 되지 않겠지만 구글 SEO 따위는 던저 버리고 글을 쓰고 싶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무파스 셀파스와 같이 프로그램을 써서 수익을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알고 있다. 물론 IT인이기에 가입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 쓰는 것 또한 사실 나에겐 어렵지 않다. 알량한 자존심에 블로그는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며, 일일이 정성껏 적어 내려가면서도 막상 작성한 글을 보노라면 그대들과 다를 것이 없는 나의 글이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든다.

유투브를 보면 많은 블로그 글쓰기 방법들이 있다. 그리고 가지각색의 방법을 이용하여 수익내는 법을 말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사람들은 영상과 글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그로 인해 수익을 내고 싶어 한다. 열심히 회사를 다니면서 본업 만으로는 이 세상을 더는 예쁘게 살 수가 없으니까. 이는 나 또한 부정할 수 없으며 나 또한 해당 되는 일이다.

살다 보면, 그런 무언의 목적을 뒤로 한채 나를 위해 하나쯤은 남기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이 나의 잘잘못이 적힌 고백의 일기장일 수도 아니면 연인과 함께 하던 커플 어플리케이션일 수도 아니면 그냥 휘갈겨 놓은 쪽지일 수도 있다.

어느샌가 아날로그적 감성이 나에게서 사라진 듯 하다. 도트 픽셀의 게임을 하면서 밤을 지새우던 나의 어릴 적 쌍팔년도 시절은 지나갔나 보다. 최첨단의 시대를 살면서 이런 감성 탓 하는 것 또한 참 웃긴 일이다. 새벽에 센티해진 기분으로 다음날 일어나 오그라들 내 글을 보면서 웃는 것도 하나의 추억이겠지.

어른이 되어 갈 수록 나에겐 무거운 짐이 더욱 늘어난다. 아무걱정 없이 뛰놀고 있는 내 아이들을 보노라면, 가끔은 시끄러움에 일갈을 할 때도 있지만 그것이 그 아이들에게 세상의 전부이기에 똥 이란 작은 단어 하나에도 걱정 없이 그렇게 깔깔깔 웃는 것이겠지. 세상 모든 짐을 다 얹고 살아 간다고 오버하고, 아버지의 무게 어떻다는 같잖은 나의 얘기 보다 훨씬 진솔하리라.

아침 점심 저녁 눈을 뜨면 돈이란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해 어디론가 향하고 거기서 나의 체력과 정신을 한달 동안 팔기 시작한다. 그곳에서는 나를 위해 작은 보상을 해주고, 나는 더 큰 보상을 받기 위해 내 체력과 정신을 더욱 짜내어 팔기 시작한다.

어느날 거울을 보면 점점 희끗해지는 머리에 이십대 청춘의 패기와 파워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또 눈을 뜨고 그곳으로 향한다. 매주마다 기다리는 복권 한장에 나의 희망 모두를 맡긴 채 다음주는 꼭 제주도에서 바다를 보며 살리라는 마음을 오늘로써 사백 팔십번 째 다짐한다.

꿈꿔라! 노력해라! 희망해라! 간절해라! 자기개발 서적을 보며 오십대 육십대가 되도록 나를 개발하다가. 대한민국 일프로를 제외하고는, 결국 힘없는 가장의 모습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아! 내가 바친 청춘이여.

PC방을 할까, 치킨을 튀길까 아니면 해장국 집을 할까. 쥐고나온 퇴직금으로 몇푼 더 벌기 위해 나이 육십에 창업을 꿈꾼다. 사장님 장사가 쉬워요? 그렇게 하면 안돼요. 그러면 다 망해요. 백종원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그 마음 또한 한구석에 꾸겨넣는다.

그래 주식! 나에겐 주식이 있었지. 바이오가 그리 잘된다면서? 아니야 지금은 건설이래. 나름 지식인이라 자부하고 유투브를 참고한다. 나는 깨어 있어, 책방에 꽂혀 있는 소설 따윈 믿지 않을꺼야 자위하며 밤에 잠좀 자라는 마누라의 등쌀에 내가 기막힌 투자처가 있단 말이야 눈을 흘긴다. 그리고는 동네 건달이 지식인으로 거듭나는 지식의 샘을 보며 밤을 지샌다. 광고 따윈 스킵! 돈을 벌려면, 유투 아니 지식의 샘에 만원쯤은 결제해야지. 어차피 수십억을 벌테니까. 자기개발서의 꿈꿔라를 되뇌이며 대낮 오후까지 꿈을 꾼다.

다음날 과감하게 넣은 내 투자금은 일주일 채 되지 않아 반토막이 난다. 정확히 말하면 몇프로 떨어져서 불안해 하다가 회수하고 오르자 다시 넣고 반복한 나의 잘못이겠지. 그러나 이 또한 나의 승리! 나는 시작 전에 모의투자로 시뮬레이션을 한것이니까 나의 투자금은 그대로야. 하하하 나는 세상을 해킹하고 있어. 나 천재!

친구와 술한잔 하며 은행에 아직 고이 남아 있는 잃지 않은 나의 작은 자존심에 대하여 억지로 만들어낸 영웅담을 나누노라면 처음에는 시덥지 않은 이야기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한 두잔 취기가 올라 똥 하나로 한 시간을 넘게 토론할 연령이 되면 마지막엔 서로 최고라 칭찬해주며 0세에 도달했다가 조만간 한잔 또해 기약 없는 인사를 나누고는 헤어져 돌아온다. 적당히 오른 취기로 매일 밟고 오던 땅을 보며 의미 없는 선을 그린다. 나는 차고 내가 걷는 이 선은 티맵이야.

아침 여섯 시 알람에 눈을 뜬다. 오분만 더, 분명 일초밖에 안지났는데 한시간이 흘렀다. 몸을 일으킨다. 아직 오밤 중인 아이들의 모습에 잠시 가장의 짐을,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가정의 빚을 해소하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출근 길 지하철, 무엇에 그리 홀린 것인지 다들 전화기를 째려본다. 심지어 초능력을 이용하여 눈을 좌우에 달고 메인 눈은 전화기에 고정한 채 깊은 계단을 내려간다. 그들은 값 비싼 선없는 막대기로 귀와 눈을 틀어 막고 걷는다. 더 강력하게 틀어 막아 줄수록 이 막대기는 값이 더 비싸진다. 세상의 즐거움 없는 소음에 그대들도 지쳤기에 막았겠지.

여기서 그만, 김부장의 회식 얘기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그런 직장은 이제 많이 사라진듯 하다. 지금은 이십일세기. 고리타분한 까라면 까의 직장 위계 질서는 많이 사라졌다. 적어도 내가 알기엔.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두가 어딘가에 속하기를 원하고, 속한 사람은 더 큰 보상을 위해 달리는 것은 고조선 때의 모습과 달라진게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 모습이 이십일세기에는 디지털 노마드라는 무서운 단어로 포장된 채 모두가 지식인인 듯 가식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거겠지. 랜선을 빼면 전부 들통나 버릴 가식들이. 그러나 미워할 수 없다. 그 모습이 바로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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