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재개발·재건축, 신속추진단 출범으로 70개 구역 어떻게 달라지나
2026년 7월 1일, 성동구에 새 구청장이 취임했다. 10년 넘게 성동구를 이끌었던 정원오 전 구청장 시대가 막을 내리고, 민선 9기 유보화 구청장이 첫 결재로 곧장 ‘재개발·재건축 신속관리추진단’ 설치를 택했다. 그냥 상징적인 퍼포먼스가 아니다. 성동구 안에는 현재 70곳이 넘는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고, 그중 상당수가 행정 절차의 벽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성동구 재개발에 토지나 집을 가진 분들이라면, 이번 변화가 어떤 의미인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원오 없는 성동구, 첫 번째 신호는 ‘재개발 속도전’
유보화 신임 구청장은 서울시에서 30년, 성동구 부구청장으로 4년을 지낸 정통 행정가다. 선거 기간 내내 “행정은 연습이 아니다”를 강조하며, 취임 첫날부터 실무로 직행했다. 그 첫 결재가 바로 재개발·재건축 신속관리추진단 설치다. 단순히 팀 하나 만드는 것 아니냐고 볼 수 있지만, 이 추진단의 핵심 역할은 개별 사업장의 애로사항을 단계별로 추적·관리하고, 서울시와 관계기관 사이의 협력 창구를 구청장 직속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즉, 인허가 지연의 고질적 병목을 구청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선언이다.
유 구청장은 취임 전 인터뷰에서 “성동구에는 70여 개의 정비사업이 추진·계획 중이지만 속도가 더딘 곳이 많다”며 “사업별 애로사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서울시와 관계기관 협력을 강화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는 부구청장 재임 시절 삼표레미콘 부지 철거 실무를 총괄하고 GTX-C 왕십리역 유치 과정에 직접 참여한 인물이다. 구청 안팎의 맥락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직접 속도를 높이겠다고 나선 셈이다.
성동구 재개발, 어디가 얼마나 진행됐나
성동구의 정비사업 판도를 이해하려면 크게 세 축으로 나눠볼 수 있다.
- 성수전략정비구역(1~4지구): 서울 정비사업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특히 4지구는 최고 64층, 1,439세대 규모로, 공사비만 약 1조 3,628억 원에 달한다. 2026년 2월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통과했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사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 왕십리 역세권 일대: 왕십리역은 현재도 4개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이지만, GTX-C 등이 추가되면 최대 6개 노선이 지나는 초강력 역세권이 된다. 성동구는 왕십리역 주변 행당동·도선동 일대를 최고 300m 높이까지 허용하는 ‘왕십리 광역중심 지구단위계획’을 이미 추진 중이다. 신임 구청장은 현재 구청사·구의회·교육청·경찰서 등이 차지한 금싸라기 땅을 이전시키고 70층 이상의 비즈니스 거점으로 만드는 마스터플랜을 임기 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 삼표레미콘 부지: 서울숲 인근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의 민간 재개발로 약 6,000억 원의 공공기여가 확보됐다. 현재 서울시와의 사전협상 1차가 끝나고 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이다. 유 구청장은 이 공공기여 재원을 활용해 2,000석 규모 복합공연장 건립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영개발이 인근 호텔에 900석짜리 공연장을 계획 중이지만 지역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신속추진단, 실제로 뭐가 달라지나
재개발·재건축이 느린 이유는 보통 하나가 아니다. 조합 내부 갈등, 서울시 심의 대기, 인허가 서류 보완 요청, 관계기관 협의 지연 등이 겹친다. 기존에는 각 구역 조합이 개별적으로 구청 담당 부서를 상대해야 했고, 병목이 어디서 생기는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았다. 신속관리추진단이 구청장 직속으로 설치되면, 사업장별 진행 상황을 한 곳에서 모니터링하고 서울시·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상위 기관과의 협의를 구청장 레벨에서 직접 다룰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한 조직 개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수위원회도 “신속추진단 운영을 통해 복잡한 행정 절차를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해 구민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방향을 정리했다. 유 구청장이 200여 개로 압축한 민선 9기 핵심 공약 중 재개발 속도 개선이 맨 앞줄에 놓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동구 부동산, 지금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 신속추진단 설치는 성동구 정비사업의 ‘속도 게임’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동안 성동구 재개발 구역들은 서울 내에서도 사업 진행이 더딘 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구청장 직속 추진단이 생기면 협의 창구가 단일화되고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왕십리 역세권 개발과 성수 전략정비구역은 교통 호재(GTX-C)까지 맞물려 있어, 인허가가 빨라질 경우 주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추진단 설치는 시작점일 뿐이다. 정비사업은 조합원 총회, 서울시 심의, 법적 쟁송 등 구청장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변수가 많다. 특히 삼표레미콘 부지 공연장은 서울시와의 세부 협상이 다시 필요한 만큼 임기 내 착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실수요자나 투자자라면 개별 구역의 조합 설립 단계·관리처분 단계를 직접 확인하고, 속도 개선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되고 있지는 않은지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고 자료
- 1호 결재는 ‘재개발 신속추진단 신설’ — 문화일보
- [인터뷰] 유보화 성동구청장 당선인 “삼표레미콘 부지에 공연장 설립 재추진” — 뉴스핌
- “34년 행정 전문가… 서울시 협조 끌어내 성동 개발 완성” — 서울신문
- [서울 구청장별 정비사업 전략은] 최우선 공약은 재건축·재개발 — 한국주택경제신문
- 유보화 성동구청장 인수위 “신속한 재개발·재건축 위한 ‘신속관리추진단’ 운영”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