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카드 포인트가 지역화폐로 바뀐다고? 수십조 잠자는 돈, 어디로 흘러가나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카드 앱 어딘가에 포인트가 잠들어 있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결제할 때마다 조금씩 쌓였지만 정작 어디서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그냥 방치한 포인트. 2026년 6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바로 이 돈에 주목했다.
수십조 원이 그냥 자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8회 국무회의 겸 제13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수십조 원에 이르는 각종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국무회의에서 꺼낸 이야기라는 게 포인트다.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이 아니라 관련 부처에 검토를 주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몰랐거나, 쓸 수 없는 사정이 있거나, 사용되지 않고 숨어있는 포인트가 수십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하며, 이를 민간 소비 회복 흐름을 가속하기 위한 소비 진작 대책의 하나로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기준 숨은 금융자산이 18조 원 이상인데, 캠페인을 벌여도 90%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쓸 수 있는 돈인데 그냥 두는 것이다. 거기에 카드사·유통사·통신사 등 멤버십 포인트까지 합산하면 “수십조”라는 규모가 그리 허황되지 않다.
이 대통령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경기 활성화에 효과가 큰 지역화폐 활용도를 높이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며 잠자는 포인트를 그 자원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즉, 국민 개개인이 챙기지 않아 소멸될 뻔한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바꿔 골목 식당, 동네 마트, 전통시장으로 흘려보내겠다는 구상이다.
지역화폐, 지금도 이 정도 혜택이다
이미 지역화폐는 쓸 줄 아는 사람에겐 꽤 쏠쏠한 재테크 수단이다. 경기지역화폐는 2026년 3월부터 12월까지 기본 인센티브 12%가 시행되며, 월 60만 원을 충전하면 실제 사용 가능 금액이 67만 2,000원으로 늘어난다. 10만 원 넣으면 11만 2,000원이 되는 구조다. 시·군별 인센티브 비율은 최저 6%에서 최고 12%까지 차이가 난다.
인천, 세종, 강원, 충북, 전북, 전남 등 10% 이상 할인을 제공하는 지역은 무조건 챙겨야 할 혜택이다. 사용처는 해당 지역 내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하지만, 전통시장, 동네 식당, 카페, 미용실 등 일상 소비 대부분을 커버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안 되지만, 오히려 그게 골목상권을 살리는 설계다.
포인트 전환, 실제로 어떻게 될까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는 장기 방치된 민간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연계하는 대대적인 제도 개선에 착수할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법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카드 포인트 현금전환 서비스를 참고하면 윤곽이 보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현금전환 서비스의 누적 환급 건수는 5,200만 건, 현금전환 규모는 1조 1,8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채널을 지역화폐 전환 경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대통령도 “소소한 문제로 보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어서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듯, 카드사와 유통사의 협조, 포인트 가치 환산 기준, 사용처 제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 미사용 포인트는 사실상 ‘공짜로 생긴 이익’인데, 이걸 지역화폐로 내놓으라고 하면 반발이 없을 수 없다.
지금 당장 내 포인트부터 확인하는 법
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지금 당장 내 포인트부터 챙기는 게 먼저다. 매년 약 1,000억 원의 카드 포인트가 소비자 모르게 소멸되고 있다. 금융결제원의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payinfo.or.kr)’ 또는 각 카드사 앱에서 포인트를 조회하고, 현금으로 전환하거나 지역화폐로 충전하는 데 쓸 수 있다. 경기지역화폐라면 ‘GMoney’ 앱, 서울이라면 ‘서울페이+’, 지역마다 앱이 다르니 거주지 기준으로 검색해보면 된다.
포인트 전환 정책이 현실화되면 지역화폐의 사용 규모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커진다. 골목상권에 돈이 돌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건 동네 소상공인들이다. 내 카드 앱에 잠든 포인트가 결국 내가 자주 가는 동네 식당 사장님 지갑에 들어가는 구조. 이 정책이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