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억 연봉 버리고 최저연봉 선택한 르브론…그가 필라델피아를 고른 진짜 이유
억만장자가 최저연봉 계약서에 사인했다. NBA 역사상 현역 유일의 억만장자 르브론 제임스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2년, 800만 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했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 레이커스에서 약 5,300만 달러(약 730억 원)를 받았던 선수가 사실상 베테랑 미니멈, 즉 최저연봉에 가까운 금액으로 팀을 선택한 것이다. 6월 말부터 한 달 넘게 NBA 이적 시장 전체를 멈춰 세웠던 ‘킹’의 선택이 마침내 나왔다. 돈이 아닌 오직 하나, 마지막 우승반지를 위해.

8년 레이커스 시대의 끝, 전쟁 같은 영입 경쟁의 시작
르브론은 6월 30일 레이커스 구단에 다음 시즌 다른 팀에서 뛰겠다는 뜻을 전했고, 에이전트 리치 폴은 “르브론은 은퇴하지 않고 새로운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레이커스 지니 버스 구단주는 공식 계정을 통해 “르브론 제임스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밝히며 결별을 공식화했다. 8년간의 LA 시대가 그렇게 막을 내렸다.
FA 시장에 나온 르브론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그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NBA 이적시장이 사실상 멈춰 섰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마이애미 히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등 5개 팀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구단 수뇌부들이 에이전트를 통해 음성 메시지로 구애를 보내는 진풍경까지 펼쳐질 정도였다. DraftKings 기준 배당률에서 골든스테이트가 -500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압도적이었고, 커리-르브론 동반 우승이라는 꿈의 시나리오가 미디어를 달궜다.
하지만 르브론은 끝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7월 18일 뉴욕에서 열린 팟캐스트 공개 방송 ‘마인드 더 게임’ 행사에서도 차기 행선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리치 폴 에이전트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우리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르브론이 내려야 할 선택”이라고 말을 아꼈다.
최저연봉으로 내린 결단…그 이유는 단 하나
2026년 7월 24일(현지시간), ESPN의 샴스 카라니아가 르브론과 세븐티식서스의 계약을 처음 보도했고 에이전트 리치 폴이 이를 공식 확인했다. 계약 구조는 2년에 총 800만 달러, 2년차에는 선수 옵션이 붙는 조건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388만 달러, 즉 약 53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연봉의 약 7% 수준이다.
왜 필라델피아인가. 르브론 본인이 직접 SNS에 답을 남겼다. “우승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챔피언십 팀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돈도, 연고지도, 아들 브로니와의 동반 입단도 아니었다. 오직 우승, 그 하나였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르브론이 여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수준의 선수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행보다.
통산 24번째 시즌, 기록의 끝은 어디인가
NBA에서 23시즌을 소화한 르브론은 정규리그 통산 득점 4만3,241점, 출전 시간, 출전 경기수 3개 부문 모두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에도 좌골 신경통으로 초반 결장하면서도 60경기에 출전해 평균 20.9득점, 7.2어시스트, 6.1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51.5%를 기록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만 41세의 나이에 이 숫자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이번 계약이 르브론이 평생 내릴 마지막 FA 결단이 될 수 있다. 그는 이번 시즌 역대 최다인 24번째 NBA 시즌에 나서게 된다. 조엘 엠비드와 함께하는 필라델피아의 챔피언십 도전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NBA 역사에 남을 마지막 장(章)이 될 것이다. 반면 1년차가 끝난 뒤 2년차 옵션을 포기하고 결국 은퇴를 선택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르브론 제임스의 선택은 늘 시대를 흔들어 왔다.
지금 이 상황이 의미하는 것
최저연봉을 택한 억만장자의 선택은 단순히 흥미로운 스토리가 아니다. 이것은 NBA 구단들이 샐러리캡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슈퍼스타를 데려오는 방식, 즉 ‘최저연봉 + 팀 경쟁력’ 교환 모델이 새롭게 자리를 잡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르브론이 먼저 이 길을 열면, 다음 FA 시즌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스타들이 이동하는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팬 입장에서는 이제 필라델피아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르브론의 플레이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일이다.
참고 자료
- “레이커스와 작별” 41세 르브론, NBA FA 시장 뛰어들어…워리어스 영입 선두 – 데일리스포츠한국
- 르브론 제임스, 아직도 행선지 못 정해…NBA 이적시장 ‘올스톱’ – 이투데이
- “서두르지 않을 것”…르브론 에이전트, FA 결정 장기화 예고 – 일간스포츠
- LeBron picks 76ers as ‘last decision,’ to sign 2-year, $8M deal – ESPN
- LeBron James, the only billionaire in the NBA, signs a minimum contract with the 76ers – Fort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