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파나진, AOC 핵심 특허 출원…’포스트 ADC’ 시대 선점 가능할까?
ADC(항체약물접합체) 열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벌써 그 다음을 노리는 기업이 나왔다. HLB파나진이 2026년 6월 30일, AOC(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 분야의 핵심 특허를 출원하고 정부 IP-R&D 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는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분자진단 기업으로 알려졌던 HLB파나진이 갑자기 신약 개발에 뛰어든 것인지, 아니면 치밀하게 준비해 온 판을 이제 드러내는 것인지 — 이 뉴스 안에 투자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신호가 숨어 있다.
AOC가 뭐길래? ADC와 뭐가 다른가
ADC는 항체에 독성 약물을 붙여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방식이다. 최근 몇 년간 바이오 시장의 핫 트렌드였는데, AOC는 이 ADC의 ‘항체-링커-페이로드’ 기본 구조를 유지하되, 세포독성 약물 대신 유전자(DNA 또는 RNA) 단계에서 기능을 조절하는 핵산 치료제를 페이로드로 결합한 방식이다. 쉽게 말해, 암세포를 독으로 죽이는 ADC와 달리 AOC는 암세포의 유전자 스위치 자체를 꺼버리는 개념이다.
항체의 정밀한 표적 전달 능력은 유지하면서 유전자 발현 단계를 직접 조절할 수 있어, 치료 가능 범위를 넓히고 독성 부담은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치료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ADC가 여전히 현역이지만, 내성·독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흐름에서 AOC가 ‘포스트 ADC’로 급부상하는 이유다.
이번 특허의 핵심 — γ-ACA 변형 PNA 기술이란
HLB파나진이 이번에 출원한 특허는 ‘감마(γ) 변형 PNA(펩타이드핵산) 또는 치료용 조성물’이다. 여기서 PNA는 HLB파나진이 25년 이상 축적해 온 인공 핵산 소재 원천기술이다. 기존 AOC 페이로드로 활용돼 온 포스포로디아미데이트 모르폴리노 올리고머(PMO) 등은 화학 구조가 고정돼 있어 성능 고도화에 한계가 있다. 반면 HLB파나진이 새롭게 들고 나온 γ-ACA 변형 기술은 PNA 골격 설계 단계에서부터 핵산과의 결합력과 유전자 발현 억제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돼 기존 페이로드와 차별화된 성능 구현이 가능하다.
이 기술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근거도 이미 나왔다. HLB파나진이 γ-아미노 카복산 변형을 통해 폐암 세포주에서 miR-221-3p 표적 PNA의 효능 향상을 입증했고, 연구팀은 γ-ACA PNA 처리 후 miR-221-3p 발현이 크게 감소했으며, 동시에 종양억제 유전자 CDKN1B(p27)의 발현이 회복되는 것을 입증했다. 이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 ‘커런트 이슈 인 몰레큘러 바이올로지(IF: 4.1)’에 게재됐다. 특허 출원은 바로 이 검증된 연구 성과를 권리화하는 작업이다.
정부 IP-R&D 지원사업 선정, 왜 중요한가
HLB파나진은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이 추진하는 ‘2026년 하반기 3차 IP-R&D 전략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이 사업이 단순 정부 지원금 그 이상인 이유가 있다. 이 사업은 HLB파나진의 독자 플랫폼인 ‘변형 펩타이드 핵산-항체 접합체(Antibody-modified PNA Conjugate)’ 개발과 관련한 특허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선행 특허 분석을 통한 침해 리스크 회피 전략, 원천 특허 창출 전략, 경쟁사 동향 분석을 통한 R&D 방향 제시 등이 핵심 과제로 포함된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AOC 시장에 이미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허 지뢰밭을 피하면서 독자 원천특허를 쌓는 전략적 지도를 정부와 함께 그린다는 의미다. 기술력만큼이나 특허 포트폴리오가 향후 기술 수출 협상력을 좌우하는 바이오 시장에서 이 선정은 단순한 보도자료 한 줄이 아니다.
첫 타깃은 희귀질환 DMD — 2028년 기술 수출 목표
HLB파나진은 PNA 기반 AOC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첫 적응증으로 ‘듀센 근이영양증(DMD)’을 선정했다. DMD는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는 대표적 희귀질환으로, 핵산 치료제와 항체 전달 전략에 대한 연구 축적이 비교적 풍부한 영역이다. 기존 PMO 기반 약물이라는 명확한 대조군이 이미 시장에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경쟁 데이터가 풍부할수록 PNA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유리하고, 이는 곧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상 카드가 된다.
회사는 2028년 AOC 기술 수출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는 “PNA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AOC 신약 개발에 본격 나서며 치료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진단 사업이 꾸준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동안, AOC 파이프라인이 중장기 밸류 상승을 견인하는 이중 구조다.
투자자가 챙겨야 할 포인트 3가지
- 기술 검증 단계 진입: 국제학술지 게재 → 특허 출원 → IP-R&D 지원사업 선정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공염불’이 아닌 단계적 실행이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DMD 동물실험 데이터 공개 여부다.
- 진단 사업의 안정성: HLB파나진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50억4952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04% 성장했다. 신약 개발 리스크를 기존 진단 매출이 받쳐주는 구조다.
- 그룹 차원의 지원: HLB 그룹 진양곤 의장도 HLB파나진 지분을 장내 매수하며 AOC 플랫폼에 신뢰를 표했다. 그룹 전체의 전략 자산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다.
결국 HLB파나진 AOC 이슈의 핵심은 이렇게 읽힌다 — 25년 PNA 기술을 진단에만 쓰던 회사가, 이제 그 기술로 차세대 신약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특허 출원과 정부 지원사업 선정이 연달아 터진 2026년 6월 30일은 그 출발선에 선 날이다. 2028년 기술 수출이 현실이 될지, 그 여정을 지켜볼 이유가 생겼다.
참고 자료
- HLB파나진, AOC 핵심 특허 출원·정부 지원사업 선정 — 한국경제
- HLB파나진, AOC 핵심 기술 특허 출원·정부 지원사업 선정 — 더바이오
- HLB파나진, ‘PNA 변형기술’ 특허출원…”AOC 경쟁력” — 이투데이
- HLB파나진, 변형 PNA로 암 유발 미세유전자 억제…AOC 경쟁력 강화 — 서울경제TV
- ADC 넘는 ‘AOC’ HLB파나진 신약 개발 착수 —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