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명 탄 여객선이 바다에 가라앉았다 — 인도네시아 KM 누룰살사 침몰 사고 총정리
엔진이 멈춘 순간, 배는 손쓸 틈도 없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2025년 7월 15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주 해상에서 여객선 ‘KM 누룰살사(KM Nurul Salsa)’호가 침몰했다. 선박에는 승객과 승무원을 합쳐 70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사고 이후 1명이 숨지고 24명이 실종된 상태로 현재 수색이 진행 중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따로 있었다. 공식 탑승자 명단에는 50명으로 기록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74명이 배에 타고 있었다. 이 ‘유령 승객’ 문제가 구조와 수색 작업을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

사고 경위 — 엔진 고장이 부른 침몰
KM 누룰살사호는 7월 15일 오전 인도네시아 잠페아섬(Jampea Island) 항구를 출발했다. 배에는 승객·승무원 외에도 코프라(야자열매 말린 것), 소, 오토바이 등 화물도 함께 실려 있었다. 목적지는 셀라야르 제도(Selayar Island)였다.
출항 당일 오후, 당국은 배의 엔진이 고장났고 선박이 침몰 중이라는 신고를 접수했다. 침몰 위치는 목적지 항구에서 약 43해리(약 79km) 떨어진 해상이었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선장은 자체 정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즉시 구조를 요청했으나,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선체 일부가 바다에 잠겨 있었다.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Basarnas)은 49명을 구조했으며, 여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24명은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유령 승객’ — 서류엔 50명, 실제론 74명
이번 사고에서 가장 심각하게 논의되는 문제는 탑승자 수 불일치다. 출발 당시 당국에 제출된 서류상 탑승 명단에는 50명으로 기록되어 있었지만, 사고 이후 정밀 조사를 거친 결과 실제 탑승자는 승객·승무원 합산 74명으로 파악됐다. 공식 기록보다 24명이 더 탄 것이다.
이 ‘유령 승객’ 현상은 이번 한 번의 문제가 아니다. 1만 7,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에서 선박은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지만, 느슨한 안전 규정 탓에 실제 탑승자 수가 공식 명단과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게 반복되고 있다. 정원 초과와 불투명한 탑승 기록은 사고 때마다 구조 대응을 뒤흔드는 구조적 문제다. 수색해야 할 사람이 몇 명인지조차 처음부터 불분명하다면, 골든타임은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올해만 벌써 두 번째 — 인도네시아 여객선 사고의 민낯
사실 이 사고가 더 크게 와닿는 이유는, 불과 보름 전에도 비슷한 참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일 밤, 동자바주 케타팡 항구를 출발해 발리섬 길리마눅항으로 향하던 여객선 KMP 투누 프라타마 자야호가 출항 30분도 안 돼 침몰했다. 배에는 승객 53명과 선원 12명, 트럭 14대 등 차량 22대가 실려 있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38명이 실종됐으며, 파고 2.5m의 거센 파도와 악천후로 수색 작업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한 달 사이에 대형 여객선 침몰 사고가 두 건이나 터진 것이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해양 운송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결과로 봐야 한다.
실제로 한국 해양수산부 통계와 비교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보면, 인도네시아 해역 사고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 해양사고 인명피해만 봐도, 침몰사고 사망·실종자 수는 전년 대비 350%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올 만큼 선박 안전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지금 현장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나
마카사르 Basarnas 사무소장 무함마드 아리프 안와르(Muhammad Arif Anwar)가 이끄는 합동 수색구조팀은 현재도 24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열대 해상의 강한 해류와 너울성 파도가 수색을 방해하는 상황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이 사고는 단지 인도네시아만의 비극이 아니다.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발리, 롬복, 코모도 국립공원 등 인도네시아 섬 지역을 여행할 때 승선하는 현지 여객선의 안전 기준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이번 사건은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행 전 반드시 공인된 정규 항로 선박인지, 구명조끼 구비 여부는 확인됐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
참고 자료
- 인도네시아, 또 여객선 침몰…’유령 승객’ 속출 속 25명 사상·실종 — 헤럴드경제
- 1 person dead and 23 missing after passenger boat sinks in Indonesia — ABC News
- Search underway off Indonesia for 24 people missing after boat sinks — Washington Times
- Search ongoing for 24 missing in South Sulawesi boat incident — ANTARA News
- 인도네시아 자바섬-발리 오가는 여객선 침몰…수십명 실종 — 연합뉴스(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