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이제 ‘큰아버지 경찰’까지 연루 의혹…끝이 어딘지 모르는 경찰 유착 실태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이 단순 살인 사건을 넘어 경찰 조직 전체를 뒤흔드는 초대형 비위 스캔들로 번지고 있다. 아버지가 현직 경찰 간부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증거인멸, 수사 정보 누설, 수사팀장 긴급체포까지 연달아 터진 데 이어, 채널A 단독 보도를 통해 장윤기의 큰아버지도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연루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7월 7일 광주 광산경찰서를 전방위 압수수색하며 ‘경찰 가족 감싸기’의 윗선을 겨냥하고 있다.

장윤기 사건 기본 정리: 2025년 5월 5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나

2025년 5월 5일 새벽, 광주 광산구 도심에서 귀가하던 고등학교 2학년 이채원 양이 처음 보는 남성에게 납치됐다. 범인은 23살 장윤기. 그는 SUV 차량을 이용해 이 양을 15분간 뒤쫓은 뒤 차량 뒷문을 열어둔 채 납치하고, 성폭행 목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범행 11시간 만에 검거됐지만, 장윤기는 처음엔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초동 수사 당시 성범죄 혐의를 빠뜨린 채 살인죄 등으로만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그러나 검찰이 보완 수사를 진행하면서 성폭행 목적 범행임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들이 줄줄이 확인됐고, 결국 강간 등 살인죄(성폭력처벌법 위반)가 추가 적용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의 보완 수사 과정에서 장윤기가 범행 이전에 지역아동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여학생 7명을 불법촬영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CC BY-SA 4.0)

아버지가 증거를 없앴다: 경찰 간부 장 모 경감의 증거인멸

충격의 시작은 7월 1일이었다. 광주지검이 장윤기의 아버지, 현직 경찰 간부 장 모 경감이 아들의 원룸을 직접 찾아가 핵심 증거를 없앤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미 훼손 흔적이 있던 리얼돌 여러 개와 과거 장윤기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다수가 그의 손에 의해 처분됐다. 장 경감은 원룸 임대인과의 통화에서 “집에 볼썽사나운 것이 있어 치우러 가겠다, 보증금은 청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증거인멸이 가능했던 배경이다. 경찰 수사팀이 초동 수사 과정에서 리얼돌을 눈앞에서 발견하고도 압수조차 하지 않았다. 범행 차량 SUV도 피해자 혈흔 DNA 감정 보고서를 검찰에 넘기지 않은 채 장윤기 체포 다음 날 아버지에게 돌려줬다. 결국 아버지가 경찰서에서 수사 정보를 미리 전달받고, 증거를 치울 시간을 벌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팀장까지 긴급체포: ‘조직적 은폐’ 정황의 핵심

7월 6일, 장윤기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장 박 모 경감(59)이 증거인멸과 공무상기밀누설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수사팀장이 장윤기 차량에서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이를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고 없앤 혐의다. 케이블타이는 ‘납치’ 목적을 입증하는 핵심 물증으로, 이것이 사라졌다면 강간살인죄 적용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수사팀 관계자가 장 모 경감과의 통화에서 “아들에 대해 구속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수사 일정을 미리 알렸고, 장윤기의 집 주소와 비밀번호까지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통화에서는 “장윤기가 경찰 가족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는데 쉬쉬하고 있다”, “함구하라고 했다”는 내용도 녹음됐다고 전해진다.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니라 조직 차원의 은폐 시도였다는 정황이다.

이제 큰아버지까지: 채널A 단독, 경찰 연루 범위 확대

채널A 단독 보도를 통해 수사망이 더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경찰이 장윤기의 큰아버지 역시 이번 사건에 어떤 방식으로든 연루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라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혐의나 연루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 보도는 ‘아버지 한 명의 일탈’이라는 해석에 쐐기를 박는 대목이다. 경찰 집안 인맥이 사건 은폐에 조직적으로 동원됐을 가능성을 당국이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신호다.

검찰은 7월 7일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여성청소년수사팀 사무실과 수사관 자택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했다. 검찰청법에 따라 경찰공무원의 범죄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수사는 경찰 내부 조직 전체를 상대로 한 강제수사로 확대된 셈이다. 또한 장윤기의 아버지와 수사팀장 사이에 명확한 상하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검찰은 이 둘을 연결하거나 지시한 ‘윗선’이 있었을 가능성도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이 중요한 이유: ‘친족 감싸기’ 구조를 막을 법이 없다

아이러니한 점은 장윤기의 아버지 장 모 경감은 증거인멸 행위가 확인됐음에도 형사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형법 제151조에 ‘친족이 범인을 위해 증거를 없애는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친족 특례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재산 범죄의 친족상도례가 위헌 논란 끝에 친고죄로 개정됐듯, 이번 사건은 증거인멸 친족 특례 조항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경찰관 친족 사건 처리 투명성 강화’ 방안 마련을 공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윤기는 현재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한 명의 살인범을 넘어, 수사 기관이 ‘제 식구 감싸기’를 위해 증거를 지우고 진실을 덮는 구조가 얼마나 깊게 뿌리내릴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큰아버지 연루 여부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 사건은 한국 경찰 수사 시스템 신뢰 회복의 분기점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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